●순결한 백조, 타락과 어둠의 흑조 |
백조의 여왕은 단연 니나다. 하지만 그녀에 모습에선 블랙스완을 찾아보기란 힘들다. 백조가 우아함과 순백의 상징이라면 흑조는 파격과 섹시, 타락의 상징이다.
니나의 방에는 토끼인형이 가득하다. 나이가 28살이나 되는데 엄마의 보호아래 길들여진 마냥 순진한 토끼같다. 이런 그녀에게서 파격적이고 어둡고 강한 섹시한 모습을 찾는건 어렵다. 토마스(뱅상 카셀)의 새 프로젝트에는 백조와 흑조를 모두 완벽하게 연기해야하고 완벽한 백조를 표현하지만 니나에게는 흑조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니나에게도 흑조를 연기할 강한면이 없는건 아니란걸 알게된 토마스는 그녀에게 기회를 준다. 토마스는 니나에게 백조의 여왕자리를 주면서 그녀를 유혹한다. 배역을 줬으니 나에게 네 몸을 달라는 의도라기 보다는 그녀에게서 좀 더 섹슈얼러티한 모습을 끌어내 흑조를 연기할 수 있게 자극을 준다. 부족한 경험과 자기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흑조를 찾기위해 그녀는 강박적일만큼 불안해한다.
●니나의 상처, 엄마
그런 그녀에게 자신과는 반대의 모습을 한 릴리가 나타나고 그녀의 자유분방함, 섹시함, 타락한 모습은 자신이 그토록 찾고자 했던 흑조의 모습이다. 매혹적인 흑조를 닮은 릴리가 자신에게 다가오지만 니나는 그녀를 가까이 하려하지 않는다. 릴리가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꺼라기보다는 니나의 테두리는 니나와 엄마, 그리고 발레 밖에 없어보인다. 그녀는 엄마에게 많이 의지하고 기쁨을 나누고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니나와 엄마의 관계에서 뭘 말하고 싶은건지에 대한 의문이 따라다녔다. 그리고 니나의 상처는 뭘까? 단순히 니나의 불안감을 나타내는지 아니면 더 깊은 속뜻이 있는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단편적인 생각인 불안감 증세로 밖에 생각하지 못하다 나름대로 괜찮은 해석이 떠올랐다. 니나의 상처는 백조의 몸에서 꿈틀대는 흑조의 몸부림이다. 니나는 몸을 긁어 상처를 내는 버릇이 있다. 니나의 엄마는 이런 증상에서 니나의 몸을 보호하려고 애쓰지만 니나는 불안감 속에서 점점 더 몸에 상처를 낸다. 잔인하리만큼 긁어대는 상처에서 검은 깃털이 나온다.상처에서 빠져나온 한가닥의 검은 깃털. 니나가 흑조를 완성할 때쯤 나타난 이 깃털은 니나가 흑조로 변조하고 있다는걸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등을 긁어 상처를 내거나 손톱을 짧게 짤라 상처를 낼때마다 그녀의 엄마는 그녀를 보호하려한다. 니나의 엄마는 니나가 타락하는 흑조로 변모해하는걸 방해하는 역할이다. 니나의 순수함을 깨뜨리고 싶어하지 않는 존재며 그녀를 백조로 지켜내고 싶어한다. 그런모습으로부터 니나와의 갈등을 야기하고 니나의 완벽하려는 모습에 상처받는다. 니나가 백조의 여왕으로 캐스팅을 확정지었을때 니나의 엄마는 니나가 좋아하는 딸기케익을 만들지만 그녀는 케익을 경계하며 먹지 않으려하고 니나의 엄마는 그 모습에 서운해 한다. 그리고 그녀가 토마스에게서 자신의 몸을 느껴보라는 말을 듣고와 자위를 하다 엄마환영에 화들짝 놀랐었다. 그녀가 순수함에서 깨지려는 모습을 할때 엄마의 환영이 나타나 그녀를 쳐다보고있었다. 그녀는 백조와 흑조사이에 혼란스러워하고 불안해한다.
●흑조의 매력을 가진 릴리의 등장
릴리가 다가오지만 가까워지길 꺼려했다. 하지만 흑조로의 변신을 꾀하려는 자신을 방해하는 엄마와의 관계에서 니나는 달아나려 릴리와 가까워진다. 릴리는 니나에게 약을 권하며 그녀를 타락의 길로 인도한다. 약기운이 극에 달할때 그녀는 릴리와 섹스를 한다. 섹스를 하는 동안에도 그녀는 릴리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며 혼란스러워하는데 그 섹스마져도 니나의 상상이였던 것이다. 흑조를 닮은 릴리의 모습을 동경해 약기운의 환상에서 그녀와 섹스를 하고 그녀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지는데 점점 흑조로 변해가는 과정인걸로 보여진다. 약으로 인해 니나는 한층 더 흑조에 가까워졌고 약기운이 떨어졌을때 현실에서 릴리와 만났을때 니나는 그녀를 두려워하게 된다. 릴리가 자신의 대타를 준비하고 있었고 니나는 자신의 배역을 빼앗길꺼라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자신이 베쓰의 배역을 욕심냈듯 릴리도 그럴것이고 릴리가 자신을 타락시키려 하고 자신의 배역을 뺏어갈꺼라 생각한다. 자신에게서 흑조를 찾는것과 자신의 흑조를 위협하는 릴리의 존재로 니나는 불안함이 극에 달하고 환영과 공포에 사로잡힌다.
●베쓰, 니나 그리고 릴리
니나는 베쓰를 동경했다. 그녀처럼 완벽해 지고싶었고 그녀의 립스틱과 귀걸이를 훔쳐 자신의 귀에 걸고, 입술에 립스틱을 발라본다. 그러면 그녀처럼 완벽해 질것 같았다. 릴리가 자신을 위협한다고 생각하자 베쓰의 물건을 탐했던(자리를 탐했다고 생각해도 될듯하다) 죄책감에 용서를 구하려 찾아갔고 베쓰에게 당신처럼 완벽해 지고싶었을 뿐이라고 하며 물건을 돌려준다. 하지만 베쓰는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고 말하며 자신의 얼굴을 칼로 자해한다. 이것은 니나의 환영일 것이다. 니나는 그녀가 자해하는 모습과 그녀조차도 완벽해 질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자리를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환영에 시달리며 집으로 돌아온 니나의 등에서 검은 깃털이 빠져나오고 그녀의 모습은 흑조가 되어있었다.
●완벽한 흑조, 불완벽해진 백조
백조를 연기하는 니나는 어딘지 불안해 보인다. 완벽한 백조였던 그녀는 공연에서 떨어지는 실수를 하게 된다. 이미 그녀는 흑조로 돌변해 백조의 연기를 완벽하게 하기 힘들었던 것같다. 백조 연기를 마치고 대기실로 돌아오자 백조의 연기를 조롱하는 릴리가 자신이 대신 흑조를 하면 어떻겠냐고 한다. 니나는 그런 릴리를 유리파편을 찔러 죽인다. 하지만 니나가 찔렀던건 릴리가 아니라 자신이였다. 니나는 완벽한 흑조를 연기해 최고의 찬사를 받는다. 여기서 자신을 찌른 큰 상처는 큰 의미가 있는것 같다. 내적갈등으로 인해 자신마져 자해해버린 비극일 수도 있고 니나의 상처에서 검은 깃털이 나왔듯.. 자신을 자해하는 나쁜 행동이 니나의 내면에서 흑조를 최절정으로 끌어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것 같다. 백조였던 니나는 타락과 상처를 끄집어내 흑조를 완벽하게 완성시켰다.
백조와 흑조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한 니나를 연기한 나탈리 포트만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블랙스완은 본 사람들이라면 나탈리 포트만의 완벽한 연기에 압도당한다고 했었다. 정말이다. 잘해도 심하게 잘한다. 영화보는 내내 그녀의 불안증세를 같이 느꼈을 정도다. 관객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배우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연기를 평한다는게 힘들지만 나같은 일반인(영화를 잘모르는)이 그녀와 같이 불안해하고 몰입했다면 그녀가 연기가 잘한거지 않을까? 블랙스완의 니나는 나탈리 포트만이 아니였다. 니나였다. 진짜 백조의 여왕의 배역을 따낸 니나였고 흑조를 완벽하게 연기하고 싶어 불안해 했던 바로 니나였다.
니나가 흑조를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어둡고 섬뜩하지만 중간 중간 흑조를 내비치는 장면들은 정말 일품인것 같다. 거울 속 흑조의 니나가 현실의 니나와 따로 움직이는 장면도 그렇고 등의 상처에서 빠져나온 검은 깃털 장면도 그렇고 흑조로 변했을때 쯤 토끼인형을 모조리 버리는 장면, 엄마의 그림에서 달콤하게 니나를 부르는 그림들을 잡아 떼는 장면들로 그녀의 상태를 보여주는 모든것들이 너무나 인상적이였다. 완벽해 지고싶은 니나를 완벽히 연기한 배우, 인물의 심리를 완벽히 연출한 감독
정말 입이 떡벌어지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보면 볼수록 놓쳤던 장면들이 생길것 같아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해도 시간 아깝지 않을 영화일 것이다.
※블랙스완의 광기와 혼란스러움을 절묘하게 믹스한 Music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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